글쓰기

살아가다2017. 4. 4. 13:18

갑자기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 감정들을 그냥 흘러보내지 말아야겠다고 꽤 오래전부터 다짐했었다. 그래서 여기저기에 적어놓기는 하는데, 아주 짧게 한두문장, 한문단 정도로 적어놓는 정도다. 어렸을때부터 한가지 일에 집중하는게 굉장히 힘들었다. 그래서 길게 글을 쓰는것도 굉장히 고통스럽다. 사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손이 그 생각들을 못따라 가고, 결국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펜으로 글을 쓰지말고, 그냥 컴퓨터로 글을 쓸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안정효 작가의 글쓰기 만보에서 글은 반드시 손으로 써야 한다며, ‘한줄한줄 천천히 글을 써 나가면서 단어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정성과 공을 들이도록 한다.’ 라는 구절을 읽고 난 후 글쓰기는 무조건 손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읽기에 쉬운 글이 쓰기 어렵다. 헤밍웨이가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나에게 글쓰기는 정말 어려운 것, 하기 힘든 것, 감히 시작도 못하는 것이 되어 가고 있다. 세공사가 심혈을 기울여 잘 다듬은 다이아몬드처럼 생겨난 글은 분명 값지고 의미있다. 하지만 그렇게는 내가 도저히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를 못하겠다. 생각의 배설물이라도 좋다. 완성도를 떠나 글을 계속 쓰고 계속 뭔가 만들고 계속 올려야겠다. 나중에 정말 창피해서 수정하고 싶다면, 더 좋은 표현 방법이 생각나면 다시 추가해서 올리면 된다. 말도 안 되고 정제되지 않은 글이지만 그냥 세상에 내놓아야겠다. 광대한 인터넷에 내 뻘글이 올라갈 자리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저 정말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세상에 내 놓는 나의 이 뻘짓이 지속 가능했으면 좋겠다.

 

17.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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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탄탄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