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게 산다 – 도미니크 로로
독서기간 :17년 여름, 18. 9. 27. ~ 10. 3.
요즘 시간이 남을 때마다 유튜브 비디오를 본다. 정보를 얻기 위함이라기 보단 습관인데 대부분 보는 영상이 어떤 물건을 사서 도착했을 때 박스에서 뜯는 언박싱(Unboxing) 비디오나 물건 리뷰다. 이런 영상을 볼 때 마다 물건이 사고 싶어질 때도 있고 실제로 살 때도 있다. 점점 소유를 권장하는 사회가 되가나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속 게시물들도 3~4개 중 1개는 물건광고 같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면 점점 영화 THX-1138 속의 세계가 되어가는 것 같다. (‘Buy more. Buy more now. Buy more and be happy’라는 대사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영화인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리뷰 할 거다.)
이 책은 (장 보드리야르의 말대로) 소비사회 속에서 그나마 어떻게 정신을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지침서인 듯하다. 저자 도미니크 로로 (Dominique Loreau)는 프랑스 출신 수필가로 각국을 돌다가 지금은 일본에서 살고 있다. 책은 심플하게 사는 방법을 여러 분야에 거쳐 꽤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도미니크 로로는 우리 삶의 본질은 물건을 통해 구현되지 않으며 물건이 많으면 우리는 소유하기보다는 오히려 잠식당하고 만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꼭 필요한 물건만 소유하기 위해서는 물건의 본질을 파악할 줄 알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물건을 정의하고 확인하고 평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해야한다, ~하자 체가 대부분인데, 그렇게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이 책은 물건뿐 아니라 몸과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 심플한 삶은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 인상깊었던 문장들은 몇가지 정리해 보자면
'우리가 진정으로 소유할 수 있는 단 한가지는 하루하루의 시간이다.', '물건을 쌓는 사람은 많지만 마음의 교양을 쌓는 사람은 드물다.', '건강은 우리가 가진 가장 귀한 재산이다.', '일상생활은 대충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생각을 버리자.', '좋은 것이 지닌 진정한 가치,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풍요로움은 일종의 금욕 안에서만 맛볼 수 있음을 명심하자.', '음식은 배가 고플때만 먹자. 시간이 되었다고, 심심하다고, 힘들 일을 하는 사이에 피곤하다고, 스트레스 받는 일을 한 뒤에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 싶다고, 우울하다고, 화가 난다고, 질투가 난다고 먹지는 말라는 얘기다.',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는지 자랑하지 말고, 그 원칙을 따르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자.', '소유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믿는 사회는 가난하다.', '성공은 마음가짐에서부터 시작된 뒤에 현실로 옮겨진다.', '변화하는 것을 멈추면 우리는 죽는다.', '포기하는 것 역시 하나의 기쁨이다.'
정도가 있는 것 같다.
저자 도미니크 로로가 오랜 세월에 거쳐 습득한 심플한 생활방식을 이 책(과 심플하게 산다2:소식의 즐거움, 심플한 정리법)에 녹여냈어도 읽은 이가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면 모든 자기개발서가 그렇듯 말잔치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의 곳곳에는 ‘원칙’과 ‘지침’, ‘의식(Ritual)’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다. 결국 심플하게 사는 법은 심플하게 얻어지는 것이 아닌, 더딘 변화의 시기를 거치고 나서야 얻게 된다는 거다. 침대부터 정리하고, 퇴근하고 옷을 잘 걸어놓는 원칙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나보다.
‘왜 심플하게 살아야 할까?’에 대해서 도미니크 로로는 이렇게 답한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너무 수동적으로 살아간다. 라디오, 텔레비전, 미디어, 유행이 우리한테 강요하는 것을 그저 받아들이며 산다.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한 가지는 잘 사는 것이다. 그런데 잘 살려면 수동적으로 ’살아 있는‘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살아가야‘한다. 열정적으로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
실질적으로 저자가 말하는 바를 모두 따라 하기는 힘들겠지만 한번쯤은 시도해 볼만하다. 바보처럼 살아가기 싫다. 깨시민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 주관을 가지고 삶의 의미를 찾으며 살아가고 싶다. 심플한 생활 방식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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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부터 정리하라 - 윌리엄 맥레이븐
독서기간 : 18. 9. 18. ~ 23.
페이스북을 돌아다니다가 택사스 주립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서 미 해군 제독의 졸업축사 영상을 본적이 있다. 제목은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침대부터 정리하라’였다. 약 6분짜리 영상이었는데, 보통의 페이스북 포스트가 그렇듯이 보고, 공감하고, 깨끗이 잊어버리고 살았다. 주의 깊게 본 영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 인생을 바꾼 그런 영상은 아니었다.
이 책, ‘침대부터 정리하라’도 우연히 사무실 사람의 자리에서 봤다. 126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얇은 책이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윌리엄 맥레이븐(William H. McRaven)은 학군출신 미 해군 장교로 임관하여 37년 간 복무후 전역한 예비역 해군대장이다. 이 책의 부제는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사소한 일들’이다. 저자는 그 방법들을 10개의 목차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하나의 임무를 완수하며 하루를 시작하라’, ‘혼자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오직 심장의 크기만이 중요하다’, ‘삶 자체가 공평하지 않다’, ‘실패는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 ‘담대하게 도전하라’, ‘약자를 괴롭히는 자들에게 맞서라’, ‘어둠을 뚫고 나아가라’,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어라’,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저자는 참 당연하고 어디에서 들어본 이야기들을 자신의 군 생활 일화들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설탕쿠키고 또 하나는 서커스다.
설탕쿠키
미 네이비실 훈련 중 규칙을 위반하면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모래밭을 뒹구는 <설탕쿠키>라는 벌칙이 존재한다. 설탕쿠키가 된 후에는 하루종일 온몸에서 모래가 지근거리는 상태로 지내야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 벌칙이 힘든 이유는 다른것보다 어떤 주기나 이유도 없이 무차별적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젖은 몸뚱이와 모래만 남을때도 있었다고 한다.
저자는 말한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잘했더라도 설탕쿠키 신세를 면치 못할때가 있다. 그렇다고 불평하지 말라. 자신의 불운을 원망하지 말라. 당당하게 일어나서 미래를 보고 계속 나아가라!”
서커스
미 네이비실 훈련에서 말하는 서커스는 그날 훈련에서 기준에 들지 못하는 훈련병을 대상으로 훈련이 끝난 매일 오후 실시되는 두시간짜리 맨몸운동이다. 한국 해병대에서 실시하는 과실자 훈련과 같은 개념이다. 저자는 서커스가 두려웠던 이유를 과외 훈련의 여파로 다음날까지 피로가 누적되고 결국 또다시 기준에 미달되고 또다른 서커스를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굴레에 빠진 수많은 훈련병들이 중도에 포기했다. 하지만 서커스는 포기하지 않고 버틴 저자를 더 강하고 더 빠르게 만들었고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수없이 많은 서커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실패에 따른 대가도 치르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끝까지 굴복하지 않는다면, 실패를 교훈삼아 자신을 단련시킨다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을 맞이해서도 이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
‘최고의 자리를 내준 적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는 예비역 해군대장인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집스럽게 자신의 원칙과 신념을 지키며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내 주변사람들의 모습이 겹쳤다. 고통을 견디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주변사람들이 멋있어 보이기도 했지만 그들의 고집과 때로는 답답해 보이는 모습에 그들을 냉소적으로 바라봤었던 적도 많다. 어쩌면 그런 나의 태도가 내 앞에 있는 벽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꿈꾸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 큰 요즘이고 내 기대치에 한참을 못 미치는 나의 능력과 습관에 사소한 절망감을 느끼는 요즘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 절망감은 대학교를 졸업했을때도,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도, 고등학교 때도 계속 나를 따라다녔다. 이러한 절망감을 이기고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묵묵히 내 앞에 주어진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은 후부터 아침에 일어나 침대부터 정리한다. 군대 훈련생 시절을 제외하면 하지 않았던 일이다. 며칠 되지 않았지만 왜 저자가 침대부터 정리하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침대부터 정리하며 시작하는 하루는 그날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찬 날이 된다.
사람들은 위안이 도리만한 무언가를, 다시 하루를 시작한 동기를 부여해 주고 수시로 추잡한 면모를 드러내는 세상 속에서 자부심을 느낄만한 무언가를 찾는다. 그 무엇도 인간의 신념이 주는 힘과 위안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때로는 침대를 정리하는 단순한 행위 하나가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우리를 일으켜 세워주고, 하루를 제대로 끝냈다는 만족감을 선사해 줄 수 있다.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침대부터 정리하라! - 윌리엄 맥레이븐 예비역 미해군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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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케줄러를 사용한다.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하기 위해 네모 칸을 그려놓고 그 옆에 해야 되는 일들을 적는다. 그 중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꼭 적혀있는 항목 중 하나가 ‘퇴근 한 후 옷 걸어놓기’다. 나는 정리를 참 못한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내방은 그다지 깔끔하지가 못하고 직장에서도 내 책상이 제일 너저분하다. “쓰고 나면 제자리”를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참 많이 강조하셨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다.
어머니는 중학교 1학년 교복을 입기 시작한 후부터 학교 갔다 온 뒤에는 내가 교복을 옷장에 잘 걸어두기를 바랬다. 생각해보면 그게 참 힘들었다. 옷을 거는 그 짧은 시간이 귀찮아 옷을 바닥에 훌훌 벗어 놨다. 방은 너저분했지만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물론 방이 너저분할 때보다 방이 깨끗할 때 훨씬 기분이 좋았지만 청소가 굉장히 스트레스였다. 이 버릇은 내가 미국에서 생활했을 때나, 돌아와서 군에 입대한 뒤 까지 고쳐지지 않았다. 그래서 직장을 가진 후에는 이 버릇을 조금이라도 없애보고자 ‘옷 걸어놓기’를 항상 스케줄러에 써놓는다. 그리고 최대한 매일 걸어놓으려고 노력한다.
사실 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정리정돈이 잘 안되고 그러다보니 일처리 또한 꼼꼼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번 주말 한 달 만에 여자친구를 만났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반가웠고 모든 시간이 완벽했으면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꼼꼼하지 못했고, 너저분하고 생활력 없는 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기분이다. 일적으로는 전문성을 갖추고 여자친구에게는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옷 걸어놓기’부터 시작해 빨리 나의 약점을 고치고 싶다. 지금보다 더 깔끔하고 꼼꼼한 사람이 되고 싶다. -2018.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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